서울시, 러브버그에 친환경 방제로 대응… ‘소방력 동원’ 논란도

러브버그 민원 감소세… ‘누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정책 판단 필요

서울시는 최근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의 급증에 대응해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방제 대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러브버그는 감염병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며 생활 불편을 초래하고 있어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서울시의 대응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공원과 산책로 등 민원 다발지역을 중심으로 물에 약한 러브버그의 특성을 활용한 '살수 방역작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시 소방서가 현장에 협조하고 있다. 해당 방식은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자연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적 장점이 있다. 둘째, 광원 포집기와 향기 유인제(은평구 백련산 일대)를 활용해 개체 수를 줄이는 시범사업도 병행 중이다. 셋째, 실시간 발생 감시 체계를 운영하며, 러브버그의 확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아울러 물 뿌리기, 방충망 정비, 끈끈이트랩 설치, 어두운색 옷 착용 등 시민 생활수칙도 함께 홍보하며 시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대응은 방제의 친환경성과 시민불편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소방력 투입의 적절성 문제는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 러브버그는 감염병 매개 곤충이 아닌 단순 불쾌 곤충으로 분류되며, 소방청의 법정 임무와 무관하다. 소방청은 본래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 등 위급 상황 대응을 주 업무로 하고 있으며, 인력과 장비가 제한된 상황에서 비소방 목적의 활동에 소방력을 동원하는 것은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과 본연의 임무 수행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서울시 자체 행정조직이나 지자체 방역 인프라를 중심으로 방제 업무를 추진하는 방향이 보다 타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2025년 6월 기준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4,695건으로, 전년도 총 9,296건 대비 약 49.4% 감소하였다. 민원은 매년 6월 집중 발생하고, 7월 초 이후부터는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동률 시민건강국장은 "서울시는 비화학적, 친환경적 방법을 통해 생활불쾌곤충을 관리하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사람과 곤충이 공존하는 서울의 생활환경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