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교육청이 오는 2026년 3월 개교 예정인 전남미래국제고등학교의 첫 외국인 유학생 선발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면접을 지난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번 면접은 전남미래국제고가 글로벌 직업교육기관으로의 본격적 운영 준비에 나선 신호탄으로, 한국 유학에 대한 현지의 높은 기대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전남교육청은 면접을 통해 지원자들의 한국어 능력, 한국 문화 및 교육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미래 진로 계획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했으며, 학부모와 동행한 지원자들이 교육과정과 학교 생활 전반에 대해 다양한 질의를 던지며 현장 분위기는 매우 진지하고 적극적이었다고 전해졌다.
교육과정과 특성
이러한 면접과정은 단순히 입학 적격성 판단을 넘어, 전남미래국제고가 실제로 제공할 교육과정의 방향성과 유학생 유치의 목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면접을 통해 드러난 유학생들의 수요와 학부모의 관심은 학교가 지향하는 실무 중심의 교육 비전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으며, 이는 향후 교육 운영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전남미래국제고는 설비시스템과, 스마트전기과, 건축시공과 등 실무 중심의 전문 학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어 교육을 포함해 직업 관련 전문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각 학과는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 기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학생들이 졸업 후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실질적인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한국어 집중 교육은 직업교육과 연계되어 언어 장벽을 낮추고 학습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교육과정은 외국인 유학생과 이주배경 학생들이 단순한 유학 경험을 넘어, 장기적인 경력 설계와 진로 구상까지 가능하도록 기획됐다.
다만, 유학생들은 수업과 관련된 사항—예를 들어 등록금, 교재비, 실습비, 실험장비 사용료 등—은 전액 무상으로 지원받지만, 숙식비나 개인 생활비, 교통비, 휴대폰 요금, 문화 활동비 등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준비도 병행되어야 한다.
졸업 후 지역 정착 지원
전남미래국제고는 유학생들이 졸업 후 인구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에 정착하여 일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진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지역 중소기업 등과의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해당 지역 사회가 직면한 노동력 부족 문제 해소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 외국인 유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 후 국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 비자 관련 제약이 있다. 대학생의 경우에는 인구소멸지역과 연계된 체류·취업 비자 프로그램이 일부 운영되고 있지만, 고등학교 졸업자 대상의 유사 프로그램은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전남교육청은 이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와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제도 개선을 요청 중이다.
국제 유학생 모집 확대 방안
전남교육청은 베트남 외에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몽골 등 중앙아시아 국가로 유학생 모집을 확대할 계획이며, 현지 학교 및 교육 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국내 거주 이주배경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선발 과정도 오는 11월부터 추진된다.
결론
김종만 글로컬교육협력과장은 "전남미래국제고는 단순히 유학생 유치를 넘어서 교육을 통한 삶의 변화와 글로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국제교육 협력 확대를 통해 전남 교육의 국제화를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다양한 국가 출신의 유학생들이 한 학교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환경은 학생 개인의 시야를 넓힐 뿐 아니라, 한국 학생들과 지역사회에도 글로벌 감수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다문화적 교육 환경은 타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상호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데도 기여한다. 국제교류를 통해 쌓인 관계망은 학생들의 진로 선택과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학교 차원에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국제협력 프로그램의 확장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국제 네트워킹이 확대되고,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교육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구조적 과제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지점은 앞으로 전남미래국제고가 국제교육의 선도 모델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현실적 과제들이다.
현재로서는 유학생의 생활비, 숙식비, 교통비 등 자비 부담 항목에 대해 지원금과의 공식적인 연계 계획은 없다. 특히 저개발국가 출신 유학생의 경우, 자국 내 경제적 여건의 한계로 인해 실질적인 생활비 마련이 매우 어렵고, 이는 학업 지속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수업은 무상으로 제공되더라도 생활비 부담으로 인해 유학을 포기하거나 중도에 귀국하는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교육 형평성과 접근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
또한, 현재 고등학교 졸업생을 위한 체류 및 취업 관련 비자 제도는 사실상 부재에 가까워, 졸업 후 지역사회에 정착하여 일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이러한 제도적 공백은 유학생들이 졸업 이후 안정적인 체류를 위해 대학 진학을 사실상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직업교육의 취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구소멸지역 연계형 비자 프로그램은 일부 운영되고 있지만, 고등학교 졸업생은 이러한 제도적 혜택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남교육청은 법무부 및 국민권익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관련 제도의 개정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으며, 외국인 고교 졸업생의 지역사회 정착과 자립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법과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