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의 기억을 잇다: 국립중앙박물관 광복 80주년 특별전

일제 감시카드 최초 공개와 AI 복원으로 되살아난 독립운동가의 미소

 

 

국립중앙박물관과 국사편찬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다시 찾은 얼굴들"이 오는 7월 15일부터 10월 1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상징적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일제 주요 감시 대상 인물 카드 최초 공개

 

이번 전시에서는 독립운동 관련 유물 10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일제 주요 감시 대상 인물 카드’의 실물이 사상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 이 카드는 일제가 독립운동가들의 신상 정보, 수감 상황, 수배 이력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해 제작한 자료로, 체포 직후 촬영되었거나 수집된 사진이 부착되어 있다. 1980년대 초 치안본부(현 경찰청)에서 우연히 발견된 6,264매의 카드는 현재 국사편찬위원회가 보존·관리하고 있으며, 유관순, 안창호, 한용운 등 익숙한 독립운동가뿐 아니라 이름까지 잊힌 투사들의 얼굴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은 독립운동의 실상을 증언하는 소중한 사료로서 2018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데니 태극기의 역사적 가치

 

데니 태극기는 대한제국 시대에 제작된 실물 태극기로, 현존하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종이 외교고문이었던 미국인 오웬 니커슨 데니(Owen Nickerson Denny, 1838-1900)에게 1890년 미국으로 돌아갈 때 하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 제382호로 지정되었으며, 2021년에는 보물 제2140호로 승격되었다.

 

이 태극기는 새로 탄생한 국가의 독립국임을 세계에 알리려 제작된 것으로, 조선 후기부터 대한제국기에 이르는 외교와 자주독립 의지를 상징한다. 또한 데니 가문이 90년 넘게 소장하다가 기증함으로써 한국과 미국 간의 우호적 교류를 상징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독립운동가들의 마지막 기록과 디지털 복원 전시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남긴 옥중 유묵과 이봉창·윤봉길 의사가 거사 직전 작성한 선서문 등 역사적 가치가 큰 기록물들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특히 유관순 열사의 수감 중 촬영된 유일한 사진과, 안창호 선생이 수차례 옥고를 겪으며 점차 수척해진 모습을 담은 연속 사진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불굴의 정신과 희생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는 과거의 기록을 넘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고자 한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된 안중근, 유관순, 이봉창, 윤봉길, 안창호 등 다섯 독립운동가의 미소 짓는 영상과 함께 전시되어, 이들의 삶과 독립운동 과정이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오도록 기획되었다. 관람객은 당시 촬영된 희귀 사진과 복원 영상이 결합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역사적 감동과 독립정신을 더욱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