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들어갔지만 중동 정세는 안정 국면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휴전 발표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고 있고, 지상 침공 역시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이를 휴전 위반으로 보고, 일시적으로 일부 재개됐던 호르무즈 해협 통항도 다시 강하게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반등하며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휴전의 존재 자체보다 휴전의 적용 범위에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직접 충돌은 일단 멈췄지만, 레바논 전선이 휴전 틀 안에 포함되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휴전의 범위를 명확히 단정하지 않은 채 후속 협상과 현장 상황을 지켜보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레바논 전선은 이번 휴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실제로 공습과 침공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까지 휴전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란 휴전 성립에도 레바논 전선은 전쟁 중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과 이란은 중재를 거쳐 2주 휴전에 들어갔지만, 그 직후부터 휴전의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미국은 대이란 직접 공격을 멈췄다는 입장이지만, 레바논 전선까지 이번 휴전이 어디까지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선을 긋지 않은 채 상황을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란 역시 휴전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으면서도 제재 문제와 역내 전선 관리가 함께 다뤄져야 하며, 레바논 전선도 휴전의 범위에서 배제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휴전 선언이 곧바로 질서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레바논 전선에서는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공습과 침공이 이어지면서 현장 긴장이 전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란은 이 같은 레바논 공습을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일시적으로 일부 재개됐던 호르무즈 해협 통항도 다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휴전 균열
휴전 직후 가장 크게 흔들린 전선은 레바논이었다. 이스라엘은 베이루트와 베카 계곡, 레바논 남부 등지의 헤즈볼라 관련 목표물을 대규모로 공습했다. 레바논 당국은 하루 사이 25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발표했고, 국제사회에서는 민간인 피해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장면은 휴전의 구조적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이 휴전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이란은 레바논까지 휴전에 포함돼야 한다며 이번 공습이 휴전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이 해석 충돌을 즉각 정리하지 않은 채 후속 협상 여지를 남겨두는 모습이다. 프랑스와 유럽연합, 영국이 레바논까지 포함하는 휴전을 촉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특정 전선만 멈춘 휴전으로는 전체 긴장을 낮추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호르무즈 통항 차질에 국제유가 다시 반등
레바논 공습 이후의 경제적 파장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났다. 현재 해협은 법적 의미의 완전 폐쇄라고 단정하기보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휴전 위반으로 주장하면서 일시적으로 일부 재개됐던 통항을 다시 강하게 제한한 상태에 가깝다. 그러나 실제 운항 규모는 전쟁 이전과 비교해 크게 줄었고, 해운업계와 에너지 시장은 이를 사실상 봉쇄에 가까운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송의 핵심 병목이다. 이 통로가 흔들리면 중동산 원유 수출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의 정유 조달, 해상보험, 운임, 물가 경로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휴전 발표 직후 한때 진정되는 듯했지만 다시 반등했고, 4월 9일 기준 WTI는 배럴당 99달러 안팎, 브렌트유는 98달러 후반 수준까지 올라 100달러 선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
휴전의 분수령은 레바논 전선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현재 외교가의 관심은 미국과 이란의 직접 충돌 중단만으로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느냐에 모여 있다. 유럽 주요국이 레바논까지 포함하는 휴전을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레바논 전선이 계속 열려 있으면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 사이의 긴장은 언제든 다른 형태로 재확산할 수 있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 역시 협상의 불안정한 변수로 남을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역내 군사 충돌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가 흔들리면 수입국의 인플레이션 압력과 물류비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중동의 제한적 휴전이 세계 경제에 곧바로 안도감을 주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만으로는 중동 위기를 진정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레바논 상공의 공습이 계속되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휴전은 외교적 선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결국 휴전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은 선언 그 자체가 아니라 레바논 전선까지 관리할 수 있느냐,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통항 안정이 회복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