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붐볐는데 지방은 잠잠…BTS 특수의 온도차

광화문 공연 계기 ‘성지순례’ 기대 커졌지만, 지역별 체감 효과는 크게 엇갈려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광화문 공연은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도시 전체를 흔든 초대형 이벤트였다. 공연 전부터 해외 팬 입국이 급증했고, 공연 당일 광화문 일대에는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 도심이 사실상 BTS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서울 공연이 만들어낸 압도적인 흡인력만큼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옮겨갔다. 이 열기가 서울을 넘어 지방의 BTS 관련 명소와 테마거리까지 이어졌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보도들을 종합하면, 이번 공연 특수의 지역 낙수효과는 균등하지 않았다. 부산처럼 공연 관람객 유입이 확인된 곳이 있는 반면, 광주의 BTS·K-pop 테마거리는 기대만큼의 방문 흐름을 만들지 못한 모습이다.


서울 공연 앞두고 지방도 기대…‘성지순례’ 수요 선점 경쟁

 

서울 공연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와 여행업계는 공연 전후 팬들이 서울에만 머물지 않고 멤버 관련 장소나 촬영지를 찾는 ‘성지순례’ 여행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실제로 공연 전 보도에서는 강릉 주문진 BTS 정류장, 평창 ‘인더숲’ 촬영지, 부산의 멤버 연고지 등 지방 명소를 묶은 관광 동선과 상품이 잇따라 소개됐다.

 

이번 BTS 공연이 서울 도심에만 소비를 몰아주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방 관광까지 견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공연이 임박하고 실제 현장 취재가 이어지면서 지역별 온도차가 드러났다.


부산은 일부 수혜 확인…공연 전후 ‘성지순례’ 발길

 

부산의 경우, 이번 광화문 공연을 보기 위해 입국한 외국인 팬들이 공연 전후 ‘성지순례’에 나선 장면이 현장 보도로 확인됐다. 부산은 지민과 정국의 고향이라는 상징성이 강한 데다, 감천문화마을 벽화나 가족이 운영하는 카페 등 팬들이 찾을 만한 구체적 장소가 이미 알려져 있다.

일부 보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BTS 관련 장소를 찾아 사진을 찍고, 서울 공연 일정에 맞춰 다시 이동하는 모습이 소개됐다. 이는 적어도 일부 지역에서는 이번 서울 공연 특수가 지방 유입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지방 전체가 BTS 특수를 놓쳤다”기보다는, 팬들이 실제로 움직일 만한 상징성과 동선을 갖춘 지역은 일정 부분 수혜를 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광주는 기대와 달랐다…BTS 특수 비껴간 테마거리

 

반면 광주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현장 보도들은 북구의 ‘희망의 거리’와 충장로의 ‘K-pop 스타의 거리’를 두고, BTS 서울 공연 특수를 거의 누리지 못한 공간으로 묘사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구 희망의 거리는 제이홉이 다닌 학교와 통학로를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조성됐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제이홉과 직접 연결되는 볼거리나 체험 요소가 부족하고 방문객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으로 전해졌다.

 

충장로 K-pop 스타의 거리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광주 출신 K-pop 스타들을 주제로 조성된 거리지만, 최근 보도에서는 방문객이 드물고 상인들도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주민과 상인 인터뷰에서도 “예산 대비 이용이 많지 않다”,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광주 사례는 단순히 팬들이 아직 덜 왔다는 수준을 넘어, 사업 설계 자체의 한계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구 희망의 거리의 경우 조성 취지와 실제 현장 콘텐츠 사이의 간극이 컸고, 제이홉 이름과 이미지를 둘러싼 지식재산권 논란까지 겹치면서 공간의 정체성이 약해졌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같은 BTS 특수, 왜 부산과 광주는 달랐나

 

두 지역의 차이는 결국 ‘팬이 굳이 찾아갈 이유’를 얼마나 분명하게 만들었느냐에 달려 있다. 부산은 멤버의 실제 연고지라는 상징성에 더해 팬들이 이미 알고 있는 구체적 방문 지점이 존재한다. 공연을 보러 온 해외 팬 입장에서는 여행 동선에 넣을 명분이 분명하다.

 

반면 광주의 테마거리는 행정이 조성한 공간 자체는 있지만, 팬덤이 체감할 만한 공식성·현장성·체험성이 약하다는 평가가 반복돼 왔다. 사진을 찍고 머물 수 있는 상징 장소, 반복 방문을 유도할 프로그램, 팬 커뮤니티 안에서 공유되는 ‘필수 방문지’로서의 위상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셈이다. 결국 같은 BTS 특수라도, 서울 공연의 열기가 자동으로 지방 테마거리까지 흘러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이번 사례에서 확인된다.


서울 특수 너머의 과제…지방 공연 인프라를 키워야

 

이번 BTS 광화문 공연은 서울 도심 상권과 관광 수요를 크게 흔든 초대형 이벤트였다. 그러나 그 파급력이 지방까지 동일하게 미치지는 않았다. 공연을 계기로 일부 팬들은 실제로 부산 등지의 성지순례에 나섰지만, 광주의 BTS·K-pop 테마거리는 최근 현장 보도에서 한산한 모습이 부각됐다.

핵심은 분명하다. K-pop 스타의 이름을 딴 거리나 조형물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팬 유입이 보장되지 않는다. 공연 특수를 지역 관광 수요로 연결하려면, 팬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식성, 실제 서사가 있는 장소, 이동 동선과 체류를 유도할 콘텐츠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번 사례는 동시에, 대형 K-pop 공연이 서울에만 집중되는 구조 자체를 어떻게 완화할지에 대한 과제도 드러냈다.

 

지방이 서울 공연의 낙수효과만 기다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가 대형 콘서트를 안정적으로 치를 수 있는 공연장·교통·숙박·안전관리 인프라를 보다 적극적으로 확충해 공연 수요 자체를 지역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해외 팬 다수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만큼, 공연 개최지가 지방이라 하더라도 서울은 여전히 한국 여행의 관문도시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공연을 부산이나 광주, 대구, 강릉 등 다른 지역에서 열더라도 서울 관광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서울 체류에 지방 공연 관람이 추가되는 방식의 동선이 형성될 여지가 크다.

 

결국 이번 BTS 서울 공연이 보여준 것은 서울 집중의 위력만이 아니다. 지방이 공연 특수의 주변부에 머물지 않으려면 테마거리 조성 같은 상징 사업을 넘어, 실제로 팬과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는 공연 인프라와 체류 인프라를 갖추는 쪽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 서울 공연의 열기를 지방 관광으로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공연 개최지 자체를 다변화하는 방향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점도 이번 사례가 던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