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 규모 중동전쟁 극복 추경 국회 제출… 유가 방어에 10조 정조준

국무회의 통과, 4월 10일 본회의 합의… 서민층 직접 지원에 무게

 

 

지난 3월 31일 정부가 장기화되는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과 경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중동전쟁 위기 극복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해당 예산안은 31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되었으며, 여야는 오는 4월 10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전격 합의했다.


유가 안정에 10조 원 투입… 현금 지원으로 체감도 높인다

 

이번 추경의 핵심은 고유가 부담 완화다. 전체 예산의 약 40%인 10조 1,000억 원이 기름값 안정에 집중 배치되었다.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석유 최고가격제 운영(약 5조 원)이다. 정부가 지정한 최고가격보다 실제 시장가가 높을 경우, 정유사의 손실분을 세금으로 직접 보전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상승을 강제로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소득 하위 70%(약 3,600만 명)를 대상으로 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약 4조 8,000억 원)도 시행된다. 1인당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지급되며, 비수도권 우대 및 소득 수준별 차등 지급 방식을 택했다. 대중교통 이용객을 위한 K-패스 환급률 역시 향후 6개월간 20%에서 30%로 상향되어 직장인과 학생들의 실질적인 교통비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실속 있는 민생 대책 vs 단기 땜질식 처방

 

이번 추경은 고소득층을 제외한 중산층까지 폭넓게 현금성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민적 지지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 투입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경제계와 일부 언론은 역진성 문제를 지적한다. 석유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면 결과적으로 기름을 많이 쓰는 가구나 기업이 더 큰 혜택을 보게 되며, 이는 고유가 시대에 필수적인 에너지 절약 동기를 저해한다는 것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보급 지원 예산(약 5,000억 원)이 유가 방어 예산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도 쟁점이다. 근본적인 에너지 전환 대신 화석연료 가격을 방어하는 데만 치중한 단기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 물가 안정이라는 급한 불부터 꺼야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정부는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물가 안정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용 예산의 상당 부분을 유가 방어와 서민 현금 지원에 쏟아부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추경은 일시적인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소방수 역할이라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같은 구조적 전환은 일회성 추경보다는 본예산이나 기후위기대응기금을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월 10일 본회의를 앞두고, 민생 현장의 즉각적인 지원과 미래를 위한 근본적인 투자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국회의 심의 과정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