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윤석열 12.3 ‘내란 우두머리’ 1심 무기징역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등 8명에 대한 1심 선고가 2월 19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내려졌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30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징역 18년,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징역 10년, 목현태 전 국군방첩사령부 부사령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내란 성립 판단, ‘폭동’은 실질적 위험으로 구성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면서,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이라는 구성요건이 구체적 사실관계로 충족된다고 보았다. 국회 기능 무력화와 헌법기관 통제, 기본권 제한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조치가 헌정질서 파괴 의도와 결부되고, 군-경 동원과 점거-통제 행위가 집단적 유형력 행사로서 폭동에 해당할 정도였다는 판단이 내란 성립 논리의 출발점이 됐다.

 

재판부는 ‘계엄이 왜 폭동인가’라는 판단에서 형식적 요건과 실질적 요건을 나눠 별도로 따지기보다는, 실제로 동원된 공권력의 규모와 배치, 헌법기관의 기능을 제약하려는 통제 행위가 만들어낸 현실적 위험을 중심으로 폭동성을 구성하겠다는 취지의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계엄 선포 절차의 적법성 논쟁과 별개로, 집단적 유형력 행사와 국가기관 통제의 실질이 폭동 판단의 기준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범죄 동기와 정점 책임, ‘우발성’ 판단 속에서도 무기징역이 말한 것

 

재판부는 내란의 목적과 범죄 동기에 대해 당시 야당의 탄핵소추 추진과 정부 예산안 삭감 등 정치 일정에 대한 대응이 사건을 촉발한 배경으로 거론되며, 계획된 국가전략이라기보다 우발적 동기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은, 내란 성립 판단 위에서 ‘우두머리’ 책임을 별도로 두텁게 구성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우발성 판단이 곧 책임 경감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사전모의와 기획 단계의 역할, 실행 단계에서의 결정과 지휘-통제의 실질을 판결문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적시했는지가 정점 책임의 기준선을 형성한다. 최종 결재로 기능한 지점이 어디였는지, 지시와 보고 라인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했는지, 현장 조치가 정점의 의사결정과 어떤 인과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사실인정이 곧 ‘우두머리’ 판단의 뼈대가 된다.


동시 선고가 보여준 책임 차등화, 일부는 무죄추정 원칙으로

 

이번 사건군에서 피고인들의 행위는 국회 통제와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주요 인사 및 선관위 관계자 체포-구금 시도, 언론 통제 시도 등으로 묶여 다뤄져 왔다. 다만 재판부가 김용군·윤승영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내란 사건이라 하더라도 ‘집합범’의 성격만으로 개별 피고인의 공모와 실행 기여를 포괄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검사가 제시한 증거만으로 범죄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면 무죄추정 원칙이 우선한다는 메시지가 판결의 한 축으로 읽힌다.

 

유죄가 인정된 피고인들 사이에서도 누가 어떤 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위험을 현실화했는지에 따라 형량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재판부는 역할과 기여, 위험의 현실화 정도에 대한 판단을 형량 차등으로 드러냈다.

 

아울러 ‘국회 봉쇄’와 ‘선관위 수사단’ 및 ‘체포조 지원’처럼 행위 유형이 구분되는 사안에서 재판부가 어떤 행위를 핵심 위험으로 보고, 어떤 행위를 주변 위험으로 보았는지 또한 양형 판단의 방향을 드러내는 지표가 되었다.

 

피고인 분류 적용 혐의(요지) 특검 구형 1심 선고 1심 판단
윤석열 우두머리 내란 우두머리(및 직권남용 등) 사형 무기징역 유죄
김용현 가담자 내란 중요임무 종사 무기징역 징역 30년 유죄
노상원 가담자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징역 30년 징역 18년 유죄
조지호 가담자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징역 20년 징역 12년 유죄
김봉식 가담자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징역 15년 징역 10년 유죄
목현태 가담자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징역 12년 징역 3년 유죄
김용군 가담자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징역 10년 무죄 무죄
윤승영 가담자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징역 10년 무죄 무죄

양형 판단, 경제-사회 파장과 공권력 소모를 어떻게 봤나

 

양형의 관점에서 내란 사건은 행위 자체의 위법성만이 아니라, 국가 운영 전반에 남긴 후폭풍이 얼마나 광범위했는지와도 맞물린다. 비상권 남용 시도가 경제-사회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제도 신뢰를 훼손했다는 점, 군인·경찰·소방관 등 공권력 종사자 다수가 조사와 수사 과정에 연쇄적으로 동원되면서 조직의 정상 기능에 부담이 발생했다는 점,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법치 이미지를 흔들어 외교·투자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등은 일반적으로 중대 범죄의 가중 사유로 논의될 수 있다. 재판부가 이 같은 파장을 어느 범위까지 ‘책임의 결과’로 인정해 형량에 반영했는지 여부는, 이번 판결이 향후 헌정질서 침해에 대한 억지 효과를 갖는지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단죄 논쟁, 충분치 않았다는 평가가 남는다

 

결국 이번 판결은 ‘단죄가 충분치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내란 성립을 인정하면서도 핵심 행위자 일부가 무죄 판단을 받았고, 유죄가 인정된 피고인들 역시 역할 대비 형량이 억지 효과를 담보할 만큼 무거웠는지에 대한 논쟁이 남는다. 판결문이 책임의 층위를 얼마나 촘촘히 설계했는지와 별개로, 국민이 체감하는 헌정질서 훼손의 중대성에 비춰 처벌 강도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이번 선고가 한국 헌정사에서 친위쿠데타를 포함한 쿠데타 시도에 대한 경고로 충분히 작동할지는 불투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