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오늘(17일) 한강버스 진수식을 열고 행사를 진행했다. 다만 기상 상황으로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아 시승 행사는 연기되었다. 정식 운항은 9월 18일 11시에 시작된다. 시는 수상교통을 통해 교통 분산과 관광 활성화를 모색하지만, 제한적 운행 조건으로 출발한다. 18일 정식 운행은 선박 8척으로 시작하며, 연말까지 12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요금 체계와 형평성 쟁점
요금은 일반 3,000원, 청소년 1,800원(만 13-18세), 어린이 1,100원(만 6-12세)으로 책정되었으며,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별도의 할인은 없다. 환승할인은 기후동행카드와 T머니에 적용된다. 특히 기후동행카드 이용자는 월 5,000원을 추가하면 한강버스를 한 달 동안 무제한으로 탑승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용률이 2021년 34.9%에서 2025년 41.6%로 지속 상승해 상당수 고령층이 현실적으로 출퇴근 수요를 가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령자·장애인 할인 부재는 사회적 형평성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통근용 대중교통으로 확립하려면, 수요가 많은 시간대와 집단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운임체계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초기 운행은 매일 11시부터 편도 7회(왕복 14회)로 운영되며 10월 10일 부터는 7시 부터 운행예정이다.
기상·수위 의존성—시승식 조정이 드러낸 구조적 한계
강우 예보로 오늘 예정되었던 시승 일정이 취소된 사례는 실제 운항에서도 강우·강풍·수위·유속·시정 등 기상·수문 변수에 따라 결항과 지연이 빈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한강본부장에 따르면 시정이 1km 이하로 저하되면 운항을 중단하고 최근접 선착장으로 피항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연간 약 20일은 시정 등 안전 문제로 운항이 정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되었다. 한편 한강버스 홈페이지에는 아직 ‘운행 제한 기준’이 대국민 고지 형태로 명확히 안내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당국은 이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안전을 위한 감속·우회·대기 절차가 잦아져 표정속도가 떨어지고, 장거리 구간의 시간 경쟁력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결항 시 즉시 육상 셔틀버스를 투입하거나 지하철·버스로의 환승 유도와 할인 제공을 자동 발동하는 컨틴전시 플랜 등, 결항 전 사전 알림과 대체수단 제공 등 이용자 보호 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홍수기에는 부유물과 수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예비 정박지 확보, 항로 변경 절차, 선박·선착장 손상 대비 정비 슬롯을 갖춘 시즌별 운영계획도 필요하다.
현장 체감과 정책 목표의 불일치
출퇴근 시간대 미운영(10월 9일까지)으로 ‘교통 분산’이라는 정책 목표와 실제 통근 수요 사이의 간극이 커진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편도 약 2시간에 이른다는 지적처럼 장거리 구간의 시간 경쟁력이 낮고, 선착장에서 지하철·버스까지의 환승 동선과 보행 거리도 체감 시간을 늘린다. 초기에는 결항·정비·수위 변화 등 변수로 배차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으며, 피크 미운영과 긴 배차(놓치면 60-90분 대기)가 겹치면 서비스 신뢰성은 더 떨어진다. 현재 운행 개시는 8척으로 시작하고, 연말에는 12척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계획 대비 전개 속도에 따라 초기 배차 안정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 연간 결항일수 20일 내외의 기상 변수까지 더해지면 통근 대체수단으로서 안정적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선착장 접근성과 환승 동선 문제까지 합쳐져 이용자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
2007년 ‘한강 수상택시’ 실적이 주는 시사점
2007년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 ‘한강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도입된 한강 수상택시는 이용 실적과 재무 성과에서 부진을 겪었다. 2019년 8월 기준 일평균 이용자는 5명, 월평균 이용자는 139명에 불과했고, 2018년 기준으로 매출 약 20억원, 영업손실 25억5천만원, 순손실 5억4천만원을 기록했다. 2017년에도 3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 같은 성적표는 수상교통을 ‘생활형 통근수단’으로 안착시키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와 별개로 공공성을 띠는 한강버스는 요금 형평성 보완이 필요하다. 고령자와 장애인에 대한 할인, 출퇴근 정기권·다회권 등 사회적 운임 도입을 검토해 통근 목적 이용자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
‘관광·여가형 분산’엔 긍정, ‘출퇴근 대체’ 평가는 보류
한강버스는 교통 분산과 한강 활용이라는 정책적 명분을 갖고 출발했지만, 현재의 운행 조건만으로는 출퇴근용 대중교통 대체수단으로 보기 어렵다. 기상·수위 의존성으로 인한 결항·지연 리스크와 연간 결항일수 20일 내외의 전망, 피크타임 미운영과 긴 배차 공백, 장거리 구간의 시간 경쟁력 부족, 제한된 초기 선박 보유 규모가 주요 제약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주말과 여가 시간대의 분산 효과와 관광 수요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범운영 기간 동안 축적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구간 셔틀화와 피크 운행 확대, 환승 연계 강화를 병행한다면, 정책 목적과 현장 체감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률이 상승하는 흐름 속에서 고령층의 실질적 통근 수요를 감안하면, 현재의 고령자 요금체계 부재는 형평성 차원에서 뚜렷한 한계다. 고령자·장애인 및 취약계층 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운임체계를 조속히 설계·도입해야 본 사업의 정책 타당성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