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제휴위’ 재가동, 권한 분산에도 ‘위원 구성’이 쟁점으로

‘위원’의 대표성과 정당성 문제가 새 논쟁으로

 

 

네이버가 중단됐던 뉴스 제휴 심사를 3월부터 재개하겠다고 밝히며 지난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었다. 네이버-카카오 공동기구였던 제평위 체제가 멈춘 뒤 네이버 단독 체제로 전환되면서, 정량-정성 지표를 늘리고 정책-심사-평가-이의 기능을 나눠 로비와 위원 편중 논란을 줄이겠다는 설계를 내세웠다. 그러나 제휴와 제재, 이의 판단의 실행 주체가 결국 ‘위원’이라는 점에서, 위원 구성의 대표성과 정당성, 그리고 국민적 대표성 괴리가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표 확대와 권한 분산에도, 결국 ‘위원’이 언론을 재단한다

 

네이버는 제휴 심사를 정량-정성 각 50점으로 나누고 기사 생산-자체기사 비율-탐사보도 제출-윤리강령-개인정보-이용자위원회 운영 등 다수 지표로 세분화해 특정 개인의 영향력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정책위는 규정을, 제휴심사위는 신규 입점을, 운영평가위는 제재를, 이의심사위는 분쟁을 맡는 구조로 권한을 분산했다고 제시했다. 다만 제휴 여부와 제재 판단이 언론의 유통과 수익, 나아가 보도 관행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결과적으로 언론의 생존과 방향을 좌우하는 권한은 여전히 ‘위원’ 판단에 수렴한다.


위원 직군 쿼터가 불러온 대표성 논쟁

 

네이버가 제공한 자료에는 위원 구성 비율이 교수-연구원 40%, 전직 언론인 20%, 법조인 20%, 이용자 단체 등 그 외 20%로 제시됐다. 네이버는 이를 ‘전문성 확보’의 장치로 설명했지만, ‘전문가 중심 심사’가 곧 ‘사회적 대표성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이 뒤따른다. 특히 언론을 평가하고 제재하며 이의까지 판단하는 구조에서, 위원 구성의 직군 편중은 심사 기준이 특정 직업집단의 규범과 관행에 가까워질 위험을 내포한다.


한국 노동시장 구성비와의 괴리, ‘소수 직군’이 ‘다수 매체’를 재단한다

 

한국 노동시장에서 전임교원과 연구원, 변호사, 기자직은 취업자 대비 소수 직군에 해당했다. 2024년 취업자(약 2,857만6천 명) 기준으로 전임교원은 약 0.31%, 연구원은 약 2.15% 수준으로 합산해도 약 2.46%에 그쳤고, 개업 변호사와 신문산업 기자직은 각각 약 0.11%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위원 구성안은 교수-연구원에 40%를 배정하고, 전직 언론인과 법조인에도 각각 20%를 부여해 사회적 분포와 큰 간극을 만든다. 결과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몇 퍼센트도 되지 않는 직군’이 언론 제휴의 문턱과 퇴출 기준을 판단하는 구조가 되는 만큼, 공정성 논쟁은 심사 기준 자체뿐 아니라 심사 주체의 정당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성’이 곧 ‘정당성’이 되지 않는 이유

 

언론 품질과 윤리, 이용자 권익을 평가하는 일에는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전문성의 구성 방식이 곧바로 정당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특히 법조인·교수 등 사회적으로 ‘엘리트 직군’의 비중이 크게 설정될수록, 제휴 심사가 공익과 다양성 확대보다 규범·책임·위험회피(리스크 최소화) 논리에 더 기울어 제도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사회적 논쟁 사안에서 소수의견을 다루는 보도나 기존 권력·주류 정서에 맞서 문제를 제기하는 저널리즘이 ‘논란 유발’ 또는 ‘편향’으로 해석돼 불리하게 평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정성평가가 객관성·공정성·사회적 책임 같은 추상적 항목을 포함할수록, 항목의 해석과 가중치가 위원 구성의 가치관에 좌우될 여지가 커지고, 매체들은 제재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자기검열(무난한 기사 편중)로 이동할 수 있다. 준규제 성격의 제휴 심사는 표현의 자유와 시장 경쟁, 지역 언론과 소규모 매체의 진입 기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해상충 관리와 절차 투명성, 외부 검증 가능성이 함께 담보돼야 한다. 위원 풀과 선발 방식, 이해관계 회피 기준, 정성평가 세부 기준과 사례, 평가 근거 공개 범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으면 ‘권한 분산’의 설계가 오히려 책임 소재를 흐리는 결과로 비칠 수 있다.


후속 과제들

 

제휴 심사와 운영 평가가 실제로 어떤 매체를 통과시키고 어떤 행태를 제재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일관된 기준으로 운영되는지에 따라 제도 신뢰가 좌우될 전망이다. 위원 구성의 대표성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용자 대표성과 지역성, 디지털 뉴스룸의 현장 경험, 기술-데이터 검증 역량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방안이 과제로 남는다. 결국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언론을 평가하는지에 대한 설명 가능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제휴 심사 재개는 ‘문턱’ 논쟁을 넘어 ‘언론의 방향을 누가 결정하는가’라는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