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은 문민, 노동은 노조…이재명표 개각 ‘변화와 상징’ 강조

지역 기반 정치인 7인과 외교·AI·노동 등 실무형 인사 결합

이재명 대통령이 6월 23일 단행한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이 이례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조합으로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방부에 민간인 출신 장관을 지명하는 등 인사의 상징성과 실용성 모두를 고려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선에는 국회의원 출신 7명, 관료·기업·노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4명이 포함되었으며, 의원 출신 중에서는 모두 지역구 의원으로 비례대표는 없었다.


문민 국방장관·노조 출신 고용부 장관 등 이색 인선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18~22대 국회의원을 지낸 다선 정치인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으며, 5·16 군사정변 이후 64년 만에 지명된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라는 점에서 군 문민화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서울 동대문갑 지역구 의원이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인 정동영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바 있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끌었던 햇볕정책의 부활에 대한 기대가 높다. 그는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고, 5선 경력을 보유한 중진 정치인이다. 지역구는 전북 전주시병이다.

외교부는 조현 전 1차관이 지명됐다. 그는 연세대를 졸업한 후 프랑스 파리정치대에서 석사, 툴루즈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통 외교관으로, 외교부 1·2차관을 모두 역임한 보기 드문 경력을 자랑한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등 굵직한 국제 협상을 주도한 경험이 강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는 LG AI연구원 초대 원장인 배경훈 후보자가 지명됐다. 그는 초거대 AI 플랫폼 '엑사원' 개발을 이끈 인물로, 민간 연구기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혁신적 인사로 평가된다. 다만, 관련 테마주의 코스닥 주식 2,000주 보유로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돼 매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기·노동·여성 분야에 비정치권 전문가 대거 발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네이버 전 대표이사인 한성숙 고문이다. 그는 ‘자상한기업’ 프로젝트를 통해 중기부와 협업한 경험이 있으며, 디지털 전환과 민간 협력 모델 강화를 기대하게 한다.

고용노동부는 민주노총 6기 위원장을 지낸 김영훈 후보자가 지명되었다. 그는 철도노조를 거쳐 산별 교섭 중심의 노동 운동을 이끈 인물로, 노조 출신 장관이라는 점에서 노동 정책에 변화를 예고한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강선우 의원으로, 미국 위스콘신대 박사학위 및 사우스다코타주립대 교수 경력을 통해 가족·소비자 정책 전문성을 인정받는다. 국회 보건복지위 및 여가위에서 활동하며 정책 실무 경험도 갖추고 있다. 지역구는 서울 강서갑이다.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의원은 청와대 제2부속실장과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지낸 정권 내 핵심 참모 출신이다. 그는 가덕도 신공항 특위 위원장을 역임하며 지역 개발 이슈에 대한 경험도 풍부하다. 지역구는 부산 북구갑이다.

환경부 장관 후보자 김성환 의원은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 출신으로, 환경정책뿐 아니라 행정 기획 경험까지 겸비한 인사다. 그는 서울 노원구을 지역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보훈부에는 권오을 전 의원이 지명됐다. 경북 안동 출신의 3선 보수 정치인으로, 2025년 4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뒤 발탁되었다. 보훈 분야 직접 경험은 없지만 국민 통합형 인사로 이례적 발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경북 안동 지역구에서 활동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유임된 송미령 장관이 계속 자리를 지킨다. 그는 농촌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과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이상기후 대응 및 농산물 수급관리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정치·전문성 조화 이룬 전략적 인선

 

이번 장관 후보자 인선은 정책 전문성과 정무적 안정성을 조화시킨 전략적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군 문민화, 민간 전문가 발탁, 진영을 넘는 통합 인사 등 다양한 실험이 담긴 이번 개각은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본격적인 검증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