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vs 원웹, 한국 LEO 통신시장 선점전 시작됐다

과기정통부, 스타링크·원웹 공급 협정 승인… 우주 환경·소비자 영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는 2025년 5월 30일, 스페이스X와 유텔샛 원웹(Eutelsat OneWeb)의 저궤도 위성통신(LEO) 서비스 국내 공급을 위한 총 3건의 국경 간 공급 협정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에서도 저궤도 위성을 통한 고속 인터넷 서비스 시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승인된 협정은 스타링크코리아와 스페이스X 간 체결된 협정 1건, 한화시스템·KT SAT과 원웹 간 체결된 2건으로 구성되며, 모두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의 신청을 통해 승인 절차를 밟았다. 이는 전기통신사업법상 해외사업자가 한국 내 직접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제약을 우회하기 위한 구조이다. 과기정통부는 협정 심사 과정에서 서비스의 안정성, 국내 통신시장 경쟁 영향, 이용자 보호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였으며, 이후 전파법에 따라 각 서비스용 단말기의 적합성평가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LEO 위성 전략 및 시장 이원화 구도

 

저궤도 위성 통신은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고, 기존 유선 기반 서비스가 어려운 지역에도 고속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스타링크와 원웹은 각각 42,000기와 648기의 위성군을 계획·운영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인터넷 시장 재편을 노리고 있다.

 

원웹은 프랑스 유텔샛과의 합병 이후 1,200km 고도에 위성 648기를 운용 중이다. 반면 스타링크는 상대적으로 낮은 550km 고도에 훨씬 많은 위성을 배치함으로써 지연 시간 최소화를 추구한다. 원웹은 레이저 기반 위성 간 연결(ISL)이 없는 대신, 적은 수의 위성으로도 전 지구 커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사는 시장 전략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원웹은 해운·항공·정부기관 중심의 B2B 시장에 집중하며, SLA 기반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스타링크는 저렴한 요금제를 바탕으로 일반 가정용(B2C)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원웹이 Ku/Ka밴드를 통해 고정형 타원 빔 서비스를 제공하고, 2023년에는 레이저 ISL 및 SDR을 탑재한 2세대 위성을 시험 발사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전략은 한국 소비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타링크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산간 오지 및 농어촌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는 지리적 격차로 인한 정보 불평등을 해소하고, 재택근무·원격수업·재난 대응 통신 등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원웹의 SLA 기반 고품질 통신 서비스는 해운·항공·군사·공공 분야에서 통신 안정성과 보안성을 중시하는 국내 기관·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한국 내 실제 제공 속도와 서비스 요금 체계는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며, 글로벌 서비스 모델과의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소비자 혜택의 실현 여부는 향후 사업자의 서비스 조건 발표 및 초기 상용화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LEO 확산에 따른 우주 환경과 과학적 영향

 

한편 LEO 위성 확산이 초래하는 환경·과학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25년 기준 지구 상공 LEO 궤도에는 7,000여 기 이상의 위성이 운용 중이며, 향후 4만 기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케슬러 증후군(Kessler Syndrome)과 같은 연쇄 충돌 리스크와 우주 쓰레기 증가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유럽우주청(ESA)은 LEO 위성의 평균 회피 기동 빈도가 5년에 1회 이상이며, 이 과정에서 위성의 수명 단축도 유발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스타링크 위성의 반사광은 광시야 망원경(LSST)의 관측 데이터 중 40%를 오염시킬 수 있으며, 칠레 ALMA 전파망원경은 12GHz 대역 간섭으로 관측 중단 사례를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의 우주과학계에도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천문연구원과 같은 전문기관, 대학 연구소, 그리고 차세대 우주탐사 및 관측 기술을 준비하는 민관 연구 주체들이 LEO 위성 확산이 자국 천문과학 및 우주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분석하고, 국제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특히 한국형 우주발사체와 정밀관측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전파·광학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비와 기술적 연구 투자가 시급하다.


기술 진보와 국제 협력의 균형 필요

 

이번 협정 승인으로 한국도 LEO 기반 통신시장의 주요 진입국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국내 통신 인프라의 혁신적 전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도서·산간 지역이나 인프라 미비 지역에서도 고속·저지연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디지털 포용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진보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LEO 위성의 대규모 확산은 우주 쓰레기 증가, 천문학 관측 방해, 전파 간섭, 위성 간 충돌 위험 등 복합적인 부작용을 동반하며,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 없이는 지속 가능한 운영이 불가능하다. 또한 LEO 위성 신호가 전파·광학 측면에서 지구 기반 관측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내 천문학계와 우주과학계의 전략적 대응도 요구된다.

 

따라서 정부는 통신 인프라 혁신과 함께 우주 환경 보존이라는 이중 과제를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하며, 국제기구와의 협력, 위성 운영 기준의 국제적 정합성 확보, 주파수 대역의 공정한 배분, 우주 쓰레기 제거 기술 투자 등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도 가격 정책, 품질 안정성, 긴급 재난 대응 통신망 연계 등에서 구체적인 기준과 감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LEO 통신 기술은 한국 ICT 산업의 글로벌 위상 제고와 미래 네트워크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잠재력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수입을 넘어선 규제, 협력, 산업전략의 삼위일체적 접근이 요구된다. 아울러, 한국 내에서의 실제 서비스 제공 속도와 요금 수준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만큼, 초기 상용화 이후의 성능과 조건을 면밀히 확인하고 평가하는 절차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