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대안] 서부지법 폭동 사태, 알고리즘이 만든 분열적 집단의 폭주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발생 지난 1월 19일 새벽,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폭력 사태를 일으켰다. 이들은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해 소화기를 분사하고, 경찰 및 기자들을 폭행하는 등 극렬한 행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51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법원 시설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86명을 체포하고 이 중 6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56명에 대해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이번 사태를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62명을 구속 기소했으며, 추가로 8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폭동은 1995년 쌍용차 파업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폭력 사태로 기록되며,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만든 분절적 집단 형성

 

이번 폭동 사태의 배경에는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사용자들에게 친숙하고 공감할 만한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특정한 정치적 성향이나 신념을 가진 이용자들이 점점 더 편향된 정보만을 소비하게 만들며, 필터 버블(Filter Bubble)과 에코 챔버(Echo Chamber)를 형성한다.

 

필터 버블이 형성되면 사용자는 자신의 신념과 맞는 정보만을 접하게 되어 반대 의견에 대한 노출이 줄어든다. 에코 챔버 현상까지 더해지면, 유사한 견해를 가진 집단 내에서 동일한 정보가 반복적으로 공유되며 극단화가 심화된다. 특히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경향이 강해, 음모론이나 허위정보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서부지법 폭동을 주도한 주요 인사들 중 다수가 유튜브를 통해 특정 정치적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소비하고, 이를 직접적으로 행동으로 옮긴 사례가 포착됐다. 극우 성향의 유튜버들이 법원 난입을 정당화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지지자들에게 집결을 독려한 것이 확인된 바 있다. 이는 알고리즘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현실의 행동 양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만든 문제,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초래한 집단 극단화와 사회 분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정부, 개인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 차원에서는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높이고, 특정 성향의 콘텐츠만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허위정보와 선동적인 콘텐츠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정보를 우선적으로 노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 및 규제 기관 차원에서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감시하고, 허위정보나 폭력 선동성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하여 국민들이 정보의 진위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 차원에서는 알고리즘 추천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출처에서 정보를 탐색하고, 반대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가짜뉴스와 선동적인 콘텐츠에 현혹되지 않도록 팩트체크를 생활화하고,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가 제공하는 자동 추천 기능을 제한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번 서부지법 폭동 사태는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이 어떻게 현실 세계에서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하며, 정보 소비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