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갈등 속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

미국 관세의 역사와 USMCA

 

 

미국 관세의 역사

미국의 관세 정책은 건국 초기부터 국가 경제 전략의 핵심 요소였다. 19세기에는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높은 관세가 부과되었으며, 20세기 들어서는 자유무역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특히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체결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의 무역을 자유롭게 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NAFTA를 ‘미국에 불리한 협정’이라고 비판하며 이를 개정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2020년 발효시켰다. USMCA는 자동차 산업의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고 노동 기준을 상향하는 등 미국 내 제조업 보호를 강화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초반 새로운 관세 정책을 발표하며 북미 지역의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경제 및 안보를 이유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특히 캐나다산 원유, 천연가스, 전력 등에 대해서도 10%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관세 부과의 배경과 정치적 영향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의 주요 이유로 멕시코와 캐나다가 불법 이민을 충분히 억제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이 불법 펜타닐 생산을 방치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캐나다 총리 저스틴 트뤼도는 이에 대응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쉰바움도 경제적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세가 소비자 물가를 급격히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특히, 자동차, 식료품, 건축자재 등 주요 품목의 가격 상승이 예상되며, 이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관세의 실제 운영 방식과 부담 주체

관세는 기본적으로 수입업자가 정부에 세금을 납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수입업자는 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아 최종적으로는 일반 소비자가 높은 가격을 부담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제조업체는 생산 비용 증가로 인해 차량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또한 식료품이나 전자제품의 경우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관세가 사실상 ‘보이지 않는 세금’으로 작용하며, 특히 중산층과 저소득층 소비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와 글로벌 시장 영향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정책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상실하면서 남은 제품을 다른 국가로 판매하거나 덤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저가 중국산 제품의 급격한 유입으로 인해 자국 산업이 경쟁 압박을 받을 위험이 있다.

한국의 경우, 철강, 반도체, 화학 제품 등 여러 산업이 중국산 제품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가격을 대폭 낮춰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덤핑할 경우,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또한,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은 한국 내 생산 기업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USMCA의 미래와 북미 무역 관계

USMCA는 북미 지역의 경제 통합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협정이었으나, 이번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협정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의 관세 조치가 USMCA의 근본적인 취지를 위반한다고 주장하며, 국제 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 내에서도 관세 정책이 기업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내 제조업과 일자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아니면 글로벌 무역 질서를 혼란에 빠뜨릴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반응을 보면, 이번 조치는 미국과 북미 이웃 국가들 간의 무역 갈등을 심화시키고, 국제 무역 시스템 전반에 걸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대한 영향과 한미 관세 관계

한국은 미국과의 경제 관계에서 중요한 교역국 중 하나로, 양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상호 무역을 활성화하고 있다. 2012년 발효된 한미 FTA는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관세를 철폐하거나 감축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한미 FTA를 개정하며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 제한을 강화했고, 자동차 분야에서도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요구하는 등 보호무역주의적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한국에 미칠 영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중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은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잠재적인 추가 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증가함에 따라 중국에서 생산된 부품을 사용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도 원가 상승과 공급망 혼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관세로 인해 중국산 제품이 한국 시장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 몰려올 경우, 한국 기업들은 중국 제품과의 경쟁에서 가격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국 내 산업 전반에 걸쳐 수익성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한국 경제에도 다층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