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건보공단 만성질환 위험군 ‘하루 5천 보’ 걸으면 포인트 지급

고혈압·당뇨 관리 편의 개선하고 포인트로 의료비 결제… 예방형 시범지역 50곳으로 확대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걷기 등 건강생활 실천에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 시범사업을 손질해 고혈압·당뇨병 환자와 건강위험군의 자기관리 참여 문턱을 낮춘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 참여 환자(관리형)는 진료비 결제 때 건강실천카드 없이도 보유 포인트 범위 내에서 자동 차감 결제가 가능해지고, 일반건강검진 위험군(예방형)은 12월 15일부터 참여 지역이 기존 15곳에서 50곳으로 확대된다.


카드 발급 부담 줄여 ‘관리형’ 참여 장벽 낮추기

 

이번 개선의 핵심은 고령층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참여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온 포인트 사용 절차를 단순화하는 데 있다. 그간 관리형 참여자는 포인트 사용을 위해 ‘Chak(착)’ 앱에서 회원가입을 한 뒤 건강실천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고, 현장에서는 절차가 복잡해 참여가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복지부와 공단은 관리형 참여자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 참여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본인이 보유한 포인트 범위 내에서 진료비를 결제할 수 있도록 포인트 차감 시스템을 구축했다. 참여 의원에서 진료비를 결제하는 과정에서 포인트가 자동 차감되는 방식으로, 기존 카드 결제 방식과 병행 운영된다.


예방형과 관리형을 구분한 참여 방식과 인센티브 구조

예방형은 일반건강검진 수검자 중 건강위험군에 포함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체질량지수(BMI) 25kg/㎡ 이상이면서 수축기 혈압 120mmHg 이상(또는 이완기 혈압 80mmHg 이상) 또는 공복혈당 100mg/dL 이상 등의 요건에 해당하면 참여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방형 시범사업 지역은 12월 15일부터 기존 15개에서 50개로 확대되며, 확대 지역의 참여 대상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송하는 개별 알림톡을 확인해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구분 대상 지역
기존(15개) (서울) 노원구, (강원) 원주시, (부산) 중구, (경남) 김해시, (대구) 남구, 달성군, (광주) 광산구, (전라) 완도군, 전주시(완주군 포함), (제주) 제주시, (대전) 대덕구, (충청) 청양군(부여군 포함), 충주시, (경기) 부천시, 안산시
추가(35개) (서울) 중구, 강서구, 금천구, 영등포구, 동작구, 관악구, (강원) 춘천시, (부산) 부산진구, 강서구, 사상구, (울산) 북구, (경남) 창원시, 거제시, 양산시, (대구) 북구, (경북) 구미시, (광주) 동구, (전라) 여수시, 군산시, (대전) 서구, (세종) 세종시, (충청) 천안시, 아산시, 청주시, (인천) 중구, 동구, 미추홀구, (경기) 수원시, 평택시, 오산시, 시흥시, 이천시, 안성시, 김포시, 화성시

 

공단은 이번 예방형 확대 지역을 선정하면서 20-40대 적극 참여 대상자 비율, 소득수준(저소득층), 건강생활 실천율(금연·절주·걷기 등) 등을 기준으로 삼아 35개 지역을 추가 선정했다고 밝혔다.

예방형 인센티브는 참여 신청 시 5천 점이 일시 적립되고, 걸음 수는 5천 보 이상부터 1만 보 이상까지 구간별로 일당 50-100점이 적립된다. 건강관리 프로그램 참여(대면·비대면)와 건강 개선 요건을 충족할 경우 포인트가 추가 적립되며, 총 적립 포인트는 2년 기준 최대 12만 점으로 제시돼 있다.

 

반면, 관리형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 등록 환자(고혈압·당뇨병) 중심으로 운영되며, 참여 신청 시 5천 점과 케어플랜 수립 시 5천 점이 각각 일시 적립된다. 목표 걸음 수 달성 시 일당 100점이 적립되고, 자가측정(혈압 또는 혈당), 교육·상담, 점검·평가 항목을 수행하면 추가 포인트가 산정되며 총 적립 포인트는 1년 기준 최대 8만 점이다.

포인트는 적립 즉시 사용할 수 있고, 공단이 지정한 인터넷몰(현대 이지웰)에서 사용하거나 의원에서 건강실천카드 또는 포인트 차감을 통해 진료비 결제에 활용할 수 있으며, 참여 종료일부터 1년이 되는 날까지 유효기간이 부여된다.


만성질환 관리 ‘본사업 전환’과 인센티브의 역할

 

복지부는 고혈압·당뇨병 환자 관리를 위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며, 이번 지원금제 개선이 국민의 자기주도적 건강생활 실천을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 역시 만성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지원금제 확대와 편의성 개선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단은 시범사업 단계에서의 근거가 아직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 성과 데이터를 축적한 뒤 - 시범사업 실시 후 3년을 전후해 - 본사업 전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쪽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적으로는 인센티브를 통해 건강행동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예방·관리형 모두 ‘참여 유지’가 성패를 가르는 구조다. 지역 확대와 결제 편의 개선이 실제로 참여율과 지속 실천율을 끌어올리는지, 건강지표 개선과 의료비 지출의 변화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성과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 등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신청·상담 경로 운영과 참여 의원의 행정 부담 완화가 함께 설계될 때 제도의 확장성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