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에스컬레이터 이용, “기본 수칙 준수”가 사고를 줄인다

지하철 하루 63만 명 고령 이용 시대의 안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교통공사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9월 23일 사당역(2·4호선)에서 에스컬레이터 안전 이용 캠페인을 벌였다. 자체 집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증가세이며, 약 93%가 기본 안전수칙 미준수에서 발생했다. 고령층 낙상 위험이 두드러진다는 소비자원 분석까지 겹치면서, 현장 안전관리와 이용자 행동개선의 동시 강화가 요구된다. 2024년 기준 서울 지하철의 65세 이상 무임승차 인원은 연간 2억 3,262만 명, 하루 평균 63만 명으로, 2018년의 하루 평균 83만 명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다.


현장 캠페인: 에스컬레이터 ‘3대 안전수칙’ 집중 안내

 

공사와 공단은 사당역이 2025년 기준 공사 수송 순위 6위의 환승 거점역이라는 점을 감안해, 손잡이를 반드시 잡고 탑승하며,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지 않고, 유모차·손수레를 휴대한 경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는 ‘3대 안전 수칙’을 집중 안내했다. 현장에는 공사 직원 20명과 공단 직원 20명 등 총 40명이 참여해 홍보물을 배포하고 직접 안전수칙을 설명했으며, “명절에는 평소보다 서두르는 승객이 많아 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안내방송을 반복 송출했다. 공사는 사고 다발역을 중심으로 합동 캠페인과 집중 안내방송, 역사 내 안전 홍보영상 상시 송출 등 예방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공사 집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연평균 50건으로, 2023년 43건에서 2024년 52건으로 9건 늘었고 2025년에는 9월까지 이미 55건을 기록했다. 사고 원인의 93%는 손잡이를 잡지 않고 걷거나 뛰는 등 안전수칙 미준수에 기인하며, 혼잡 시 단 한 번의 실수가 연쇄 추락으로 확산될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의 구조적 특성과 맞물려 대형사고 위험을 높인다.


소비자원이 보여준 고령층 위험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 집계(2020년~2024년 9월)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승강기 시설 안전사고는 2021년 이후 매년 2배 넘게 증가했으며, 2023년 접수 건수는 전년 대비 124.3% 증가한 646건이었다. 2023년 인구 1만 명당 발생빈도는 고령층이 0.68건으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고, 두 번째로 높은 어린이(0.12건)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사고의 85.8%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했고, 91.8%는 미끄러짐·넘어짐 등 낙상이었으며, 부상 부위는 머리·얼굴이 54.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85~89세의 1만 명당 발생빈도는 1.22건으로 고령층 내에서도 가장 높았다.

 

수요 측면의 배경도 크다. 2024년 기준 서울 지하철의 65세 이상 무임승차 인원은 연간 2억 3,262만 명, 하루 평균 63만 명으로, 2018년 하루 평균 83만 명에서 다소 감소했지만 절대 규모는 여전히 크다. 따라서 고령층 이용이 많은 노선과 시간대에서의 에스컬레이터 낙상 예방은 구조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된다.


전망과 과제

 

혼잡기 리스크 관리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명절과 주말 쇼핑 피크 등 혼잡기에는 다중 추락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다발역·다발시간대 중심의 캠페인을 인력 배치, 안내방송 빈도, 현장 유도 동선까지 포함하는 ‘패키지형 혼잡관리 계획’으로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더불어 고령층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이용객이 기본 수칙을 지키도록 행동양식 개선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하루 평균 63만 명에 이르는 고령 무임 이용 규모를 고려해, 출퇴근시간 외에도 병원·전통시장·복지관 인접역 등 고령층 이용이 몰리는 특정 역·특정 시간대에 대해서는 안내요원 순환 배치, 하차부 완충 공간 확보, 에스컬레이터 속도 조정 등 맞춤형 운영 대책을 별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령층 이용이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안전요원을 증강 배치하고 탑승·하차부의 시야 확보와 보행 분리를 위한 임시 통제선 운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행동 유도 디자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전 연령·전 이용자 대상의 ‘손잡이 잡기’ 실천율을 높이기 위해 탑승구 전면부(정지선 직전)에 시각·음성 안내를 집중 배치하고, 노란 경계선과 발판 방향표시 등 고대비 표식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유모차·손수레는 진입 전 차단 바리케이드와 직원 안내로 엘리베이터 이용을 즉시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인프라 개선은 ‘유니버설’ 관점에서 접근하되, 고령층 맞춤 보완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하차부 2~3계단 전 바닥 표식을 확대해 모든 이용객의 감속과 정지를 유도하고, 난간부에 ‘멈춤 예고’ 촉각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소규모 설계 개선의 시범 적용이 필요하다. 동시에 지역 보건소와 노인복지관과 연계한 ‘승강기 안전체험 교육’을 통해 고령층의 하차 동작 훈련과 균형 감각 점검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엘리베이터 등 이동 인프라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승강기 위치·안내 동선 정비, 엘리베이터 증설·대수 증강, 대기 시간·혼잡 완화를 위한 운행 최적화 등의 개선을 통해 유모차·보행보조기 이용자와 고령층이 에스컬레이터 대신 엘리베이터를 손쉽게 이용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는 유모차·손수레의 에스컬레이터 탑승 등 위험행동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합동 캠페인은 이용자 행동개선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혼잡기 관리와 설계 개선, 고령층 교육을 결합할 때 사고 저감 효과가 뚜렷해질 것이다. 공사의 다발역 중심 접근을 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하고, 소비자원의 고령층 안전 가이드를 생활권 교육과 연계하면 정책 파급력이 커진다. 또한, 에스컬레이터의 목적은 빠르게 이동하는 계단이 아니라 안전하게 편하게 멈춰 서서 이동하는 설비라는 인식 전환이 핵심이다.